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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 인테리어 시작, 짐은 컨테이너로 철거는 진행 중

by 미호입니다. 2021. 9. 7.

지난 주 정신없이 이사를 하고 철거를 시작했다.

 

철거를 시작했지만 부엌이나 신발장, 욕실 도기류는 완전히 픽스되진 않은 상태다. 아직 셋팅까지 일정이 남아서 그런 듯 싶다. 보통 인테리어라고 생각하면 떠오르는 주방과 화장실의 변신은 마지막 단계인듯 싶다. 우리는 단열이나 방수 등의 보이지 않는 단계들에 소요되는 일정이 길어서 더더욱 그렇다. 

 

철거 당일 인테리어 실측을 진행했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처음 예상했던 건 화장실, 부엌, 도배, 장판, 단열로 예상했고 때문에 이 정도는 셀프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부엌을 제외하곤 따로 섭외를 해 둔 상태였다. 예전에 집을 매수할 때 찍어둔 사진만 보고선 그랬다. 

 

그런데 집을 자세히 실측하니 하얀 샷시인줄 알았던 부분이 사실은 오래된 옛날 나무창이었고, 확장된 부분을 중심으로 곰팡이가 상당히 심각해 그 부분에 대한 처리도 필요했다. 여러가지 문제가 생겨 결국 부엌을 포함해 단열과 샷시 등을 포함해 일부 공정은 턴키로 섭외했다. 그러다 보니 일정이 부족하고, 코로나 시기인만큼 전세입자 분이 살고 계셔 실측을 자유롭게 하기가 어려워 결국 철거 당일에야 실측을 진행했다. 

 

일단 실측과 철거를 진행하며 느낀 것을 대충 적어두자면 아래와 같다. 

 


 

1. 다음에 아파트를 산다면 기본집을 사자.

 

분당은 오래된 연식만큼 리모델링을 한 집이 많다. 문제는 리모델링이 제대로 되어 있다거나 혹은 어떤 부분이 어느 정도로 고쳐졌는지 잘 알고 있다면 상관없는데 대부분은 집을 매수할 때 눈으로 보이는 부분들만 체크하고 집을 매수하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몇 년 지난 일이지만 매수 직후 윗집 누수를 발견해 그제서야 해결하기도 했고 부엌 쪽의 누수를 발견하기도 했다. 

 

잘 고쳐놓으면 상관없는데 집 주인이 거주하고 있지 않은 경우 임시방편으로 대충 수리해둔 경우가 많다. 수리뿐만 아니라 리모델링을 하며 누군가는 가벽을 좋아해서 만들어 두기도 하고, 우물 천장이나 커튼 천장, 폴딩도어 등 각자 취향에 맞게 고쳐둔다. 문제는 본인 취향에 맞지 않는 설치물을 철거를 하거나 시공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면 철거와 해결에 돈이 두배로 든다는 것이다. 

 

지금 집의 경우 베란다에 일반 나무문을 시공해 두었더니 문틀 쪽이 바스라져 있고 베란다엔 곰팡이가 가득하다. 화장실 욕조는 아주 작은 타일로 시공을 해 두었는데 한 군데가 깨지기 시작하더니 우리가 거주하지 않는 몇 년간 점점 그 타일 구멍이 커졌다. 부엌 쪽엔 확장을 하고 제대로 단열을 하지 않아 곰팡이가 핀 가벽이 있다. 아마도 예전 집주인 분들이 사실 땐 잘 관리를 하셨겠지만 그 이후 세입자 분들이 사시며 집주인만큼은 관리를 하지 않으신 듯 싶다. 

 

이럴 바엔 차라리 아무것도 손대지 않은 아주 낡은 기본집을 사서 싹 뜯어내는 게 나을 듯 싶다.

 

 

2. 다음에 아파트를 산다면 기본집을 사자. 특히 확장이 되지 않은 집으로.

 

이건 개인 취향의 문제인데 나는 베란다 확장한 집을 선호하지 않는다. 다행히 우리가 사둔 집은 메인 앞베란다는 확장을 하지 않아서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다. 문제는 부엌과 제일 작은 방은 확장을 해 두었다는 것이다. 26평형에 확장을 해두니 좁은 느낌이 확실히 적었고 저 정도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매수를 했다. 

 

문제는 그 쪽에 단열과 관리가 부족했는지 곰팡이가 창궐을 했다. 특히 부엌 쪽 가벽은 상당히 심각했다. 알아보니 베란다 확장을 하면 샷시는 당연히 교체가 필요하고 바닥을 뚫고 확장 난방 배관을 넣고 벽에는 단열 처리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춥지 않고 결로 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외벽이었던 공간을 안으로 끌어오니 당연히 필요한 부분들이다. 그런데 이 3개를 모두 한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우리 집 역시 그렇다. 

 

결국 외벽 쪽으로 모두 샷시 교체, 단열 처리를 할 예정이다. 바닥을 깨고 난방 배관을 넣는 건 아파트 단지에서 금지하고 있어서 패스했다. 그리고 이것과 별개로 베란다 확장은 구청 신고와 주민 동의가 필요하다. 귀찮긴 하다. 우리 취향은 베란다 확장하지 않은 것이지만 만약 확장을 한 집을 보게 된다면 단열 공사, 샷시 교체 여부, 바닥 배관을 깔았는지 모두 확인하자. 

 

 

3. 실측은 제일 먼저 하자.

 

이건 당연한 건데 우리는 최근 코로나와 일정 등에 쫓겨 그렇게 하지 못했다. 몇 년 전 집을 사뒀을 때 찍었던 사진만 가지고 대략 업체를 잡아두었는데 실제로 가서 집을 보니 기억이나 사진만으로 알아내기 어려운 부분들이 꽤 많이 보였다. 이건 너무 당연한 거지만 셀인 카페를 보니 우리처럼 집을 보지 못한 분들이 적지 않더라.

 

당연한 거지만 다음에는 실측부터 하자. 먼저 섭외를 해두니 일정이 꼬인 것이 한 둘이 아니고 그걸 푸는 게 또 한참 걸린다. 안 그래도 작업자 분들이 같이 작업하는 걸 싫어하는데 일정까지 꼬이니 쉬운 게 없다. 매일 일정표 보고 업데이트 하고 각 업체 사장님들과 푸는 게 일이다. 

 

 

4. 수리할 범위를 명확하게 정하고 들어가자. 

 

당연한 거지만 이것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다만 이 범위라는 게 일반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인테리어 담당자 분들이 생각하는 범위가 다르다. 보통 턴키업체에 가서 상담을 하면 뭐 하실거에요? 라고 묻고 보통 도배, 장판, 욕실, 부엌 정도에요 라고 이야길 한다. 그럼 도배랑 장판 하루, 욕실 2~3일, 부엌 하루를 잡는다.

 

그런데 집을 자세히 보니 곰팡이가 심하다. 이 상태에서 덧방을 하면 그대로 새로운 도배지 뒤에 곰팡이를 숨겨놓는 셈이 된다. 여기서 여기서 곰팡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그대로 하루면 되겠지만 곰팡이가 너무 싫다면 기존에 붙어있던 벽지를 뜯어내고 싶어진다. 그리고 진행하려는 도배지가 합지가 아닌 실크지고, 최대한 탄탄하고 평탄하게 시공되고 싶다면 초배지 작업도 해야 한다. 그럼 하루가 아니라 이틀이 필요하게 된다. 게다가 장판도 일반 장판이 아니라 4.5T나 5.5T 같은 두꺼운 장판을 시공하고 싶다면 이것도 별도로 1일이 소요된다. 즉 원래 이야기했던 1일이 아니라 3일이 된다. 

 

턴키라면 상관없다. 사장님이 알아서 일정을 조율해주시고 앞뒤 일정을 모두 조절해주신다. 하지만 나처럼 셀프로 하겠다면 직접 일정을 모두 조절해야 한다. 또한 물리는 작업이 없는지 알아봐야 한다. 확실히 번거롭고 때로는 일정이 맞지 않아 작업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사실 턴키라 해도 최대한 정확하게 정하는 것이 좋다. 일반 합지 도배와 1.8T 얇은 장판을 까는 예산과 실크 도배지와 5.5T 장판을 까는 예산은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당연히 처음 잡았던 예산에서 금방 올라가 버린다. 

 

직접 알아보면 무궁무진한 선택지에 지칠 수도 있지만 확실하게 후보를 정해놓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그 편이 일정이나 예산 가늠에 훨씬 유리하고 빠르다. 

 

예시) 주방이요? 리바트나 한샘껄로 하얀색 부엌이요. (X)

예시) 리바트 L100 라인의 상부장은 그레이, 하부장은 화이트 & 상부장은 3단에 기본 매립형 후드 & 사각볼에 거위목 수전이요. (사실 이것도 엄청 정확한 건 아니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많은 후보지를 추려낼 수 있다.)

 

 

5. 인테리어 담당자들이 모든 걸 챙겨주진 않는다. 더블 체크는 필수.

 

현재 도배/장판, 욕실, 부엌 및 샷시/단열 총 3 업체와 작업 중이다. 각자 스타일이 다르신데 어쨌거나 다들 잘 해주시려고 한다. 그럼에도 그분들도 놓치고 때론 기억을 못 하시는 것들도 적지 않다. 그 분들은 이거 하나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건 내가 챙겨서 요청을 하고 히스토리를 남겨두어야 한다. 해서 엑셀로 일정 관리를 하고 요청했던 것들의 제품명을 적어두는 것이 좋다. 

 


이제 시작인데 언제나 끝날까 싶다. 9월 말까지 공사 예정인데 조명은 아직 정하지도 못했다. 아직 3주가 훨씬 넘게 남았다. 새 집에 들어간다는 즐거움이나 기쁨보다는 당장 결정하고 확인해야 할 것들이 아직도 있어서 지치는 마음이 더욱 크다. 어서 끝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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